저녁트레이닝스쿨
무강 때, 장중강의에서 무조건 사냥하는 모습 보여준다고 했으니까 그 때 나도 한입 할 기회가 있겠지하면서 강의 신청. 강사: 내가 15년 동안 농사짓는 법을 배워서 했는데, 아무리 여기저기 배워서 해봐도 자꾸 잘 안되는 거에요. 그러다가 어느 해에 씨를 잘못 뿌렸는데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한참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계속 수확만 기다리다가 그 해 농사 다 망치고 빈털털이가 되어가지고, 서커스단에 알바도 나가고 해서 친구들한테 돈도 좀 빌리고 다시 농사를 지어볼까 하다가 시간도 없겠고 해서 그냥 급하니까 사냥을 해봤는데, 아 이게 또 잘 되는겁니다. 그래서 금방 돈도 다 갚고 그 때부터 사냥 대회 1등도 하고 늘 배부르게 먹고 지냅니다. 그 방법을 여러분들한테 가르쳐 주는겁니다. 나: (딱 봐도 호랑이구만. 당연히 농사를 지으니까 잘 안되지.ㅋ) 1강이 시작되고 뭔가 으르릉 거리는 소리는 들리는데 뭔 소린지는 잘 모르겠다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염소랑 토끼, 오리, 당나귀가 나가는게 보인다. 염소: 여기 왠 맹수들이 이렇게 많아 토끼야 얼른 가자. 나: (나도 나갈까 여기 좀 무서운데… 짐승 느낌이 너무 강해.. 아아.. 내가 왜 여기 있지ㄷㄷ) 둘러보니 무시무시한 맹수들 필명들이 보인다. 정글의주인, 분노의정글, 정글쎄오, 퓨마치, 핸드타이거... 강의 끝나고 게시판에 ‘강사님 좀 알아듣게 다시 설명해주면 안됩니까’ 라고 작성. 표범의 댓글: 강사님이 정해놓은대로 말하는데 방해하지 마소. 나: (아, 졸라가만히 있어야겠다. 덜덜..) 강사: 여러분 질문 있으면 다 적으세요~ 나: (그래도 못적겠다 맹수들이 무슨 소리를 할지...ㄷㄷ) 나 빼고는 다들 질문 잘 적었고 답변도 잘 해주심. 나는 초반 기세가 눌려서 그냥 찌그러짐. 4강이 끝나고 장중 실습을 보여주는 날. 강사: 아, 내가 코뿔소도 잡고, 하마도 잡고 하는거 다 보여줄라 했는데 그라믄 불법이라고 안된다고 해서 아쉽네요. 혼자 잡는 모습 찍어서 보여줄라고 해도 요즘 코뿔소나 하마, 물소 다 어디갔는지 잘 안보이네. 장이 안좋아서… 강사: 시간 딱 되면 사냥 시작하면 됩니다. 시간되기 전에는 주린이는 절대 하지마세요~ 내가 그어준 선을 사냥감이 탁 튀어오르면, 내가 "튀었쓰~"라고 했죠 줄여서 ''TS!" 그라믄 먼저 잘하시는 분들은 알아서 잡아드시고, 주린이들은 시간될때까지 구경하면서 기다리세요. 오전에 사냥감들이 튀어오르니까 맹수들이 실컷 파티를 하고, 구경만 하다가 오후에 정해준 사냥 시간이 되니까 어디선가 또 맹수들이 나타나서 순식간에 사냥감들을 다 물고 가버린다. 우와~~~ 나: 쌤, 시간 되니까 순식간에 다 물고 가버렸는데요 강사: 그러니깐, 눈도 크게 뜨고, 사냥감 들어오고 나가는거 잘 보고, 발소리를 듣고 탁타탁탁탁 하면 바로 뛰어가서 물어야지요. 소리 설정도 하세요. 시각과 청각을 활용해서 감각적으로 해야지요. 작은 사냥감으로 좀 연습하면 됩니다. 이거는 짐승의 매매입니다. 짐승!! 나: (아니 내가 표범, 늑대, 하이에나 틈에서 암만 감각을 활용해봤자 될라나 나는 원숭이인데 원숭이도 짐승 맞겠지) 표범: 저는 졸라 잘 잡히는데요 강사: 아~ 역쉬~ 그라믄 그쪽분은 소질이 있는겁니다. 자기랑 잘 맞는거에요. 추카추카. 그러다가 모든 강의가 끝났다. 초식동물들은 어디선가 조용히 찌그러져 있다가 떠난건가 조용하노. 친구 원숭이한테서 전화가 왔다. 친구: 야! 호랑이한테 배워서 돈 벌어서 갚는다고 백만원 빌려간거 안주냐 못벌었냐 나: 아니, 배워서 사냥하러 갔더니 내가 달리기가 좀 느리고 힘도 좀 약해서 아직은 안되겠더라. 표범이나 늑대들이 다 물고 가버려. 그라고, 좀 늦게 뛰어들었더만 오히려 누가 나를 물더라고ㅋ 여기저기 좀 다쳤다.ㅠ 자꾸 꼬리를 물려서 겨우 조금 자르고 도망쳤는데, 팔이라도 물려서 잘랐으면 농사도 못지을뻔..ㅠㅠ 요즘 바나나 농사도 잘 안되고, 작년에는 그냥 심어놓기만 하면 수확이 잘 되더니 너무 흉작에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서 일거리 찾기도 힘들고…중얼중얼 친구: 야, 니가 무슨 맹수들 틈에서 사냥을 배운답시고 그럴 때부터 알아봤다.ㅋㅋㅋ 그냥 천천히 갚아라. 그냥 농사나 지을 것이지. 쯧. 원숭이는 사냥 좀 배우면 안되나 짐승의 매매 좀 하면 안되나 하고 수강했다가 현타. 저런 맹수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는 내가 도로 먹히겠다는 결론. 그냥 좋은 구경했다고 생각하고 일단 떨리는 마음을 좀 추스립니다. 매일 사냥 장면들 찍어 주신거 잔뜩 들고만 있네요. 본다고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일단 저장만. 사실 이렇게 복습도 안한 강의는 처음입니다. 맹수님들 경쟁자라 생각하지 마시고 편하게들 사냥들 하세요~^^; 요즘 농사가 적성에 참 맞는다는 생각이 다시 드네요. 강사님 실전 매매 최고! 멋진 매매 모습 잘 구경했습니다. 앞으로도 화이팅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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